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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 헤론섬 생활 :: #3 사는 이야기. - (헤론 아일랜드, Heron Island)

치로로 2011. 7. 30. 05:14


※ 이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우리나라 웹검색 페이지에
'호주 섬' 정보가 부족하여,
제 경험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이 이야기를 씁니다. 사실과 제 생각과 느낌이 함께 담기고-

또 개인블로그 특성 상,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는 점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섬에 산다는 것은 환상적일 수도 있지만,
그 환상을 즐기기 위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 헤론 아일랜드의 연안, 산호초 지대에서... Reef Walking 을 그냥 혼자 나가서 했다. 그리고 바라본 헤론 섬. :)


@'모든 사진은 무보정 리사이즈 입니다.'




* 헤론섬, 사는 이야기.

헤론섬에서 살면서 노는 이야기로 함께 쓰려고 했지만, 길어져서-
나누기로 한다.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는 이야기는 업무를 하지 않는, RDO.
Day Off 날을 기준으로 작성한다.


내가 사는 집의 침대에서 누워서 바로 옆 창문을 바라보면...

밤에는 은하수와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잠을 청할 수 있었고,
아침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직접은 아님;) 눈을 뜰 수 있었다.



  - 필자가 사는 집 바로 옆에서 하늘을 올려다 본 모습이다. 이런 햇살.


아침에 일어나면 집 옆에 있는 나무의 초록색 잎들 사이사이로 햇볕이 비추는 것이 느껴진다.
배가 고프니 나는 집을 나와 스텝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반찬이 있을까? 아~ 기대된다.'

이런 느낌은 전혀 없다. 매일 먹는게 먹는거고 그냥 서양음식 그게 그거인거 같고... 가끔 맛있는게 나오기는 하더이다.
나도 한국 남자지만, 밥을 매끼 꼭 먹어야 된다거나- 밥아니면 안된다거나- 그런 체질은 아니다.
빵으로 하루종일, 일주일, 한달, 그리고 몇달을 살 수 있다.



 ** 먹는 이야기

아침은... 주로 가볍게 먹을 수 있었다.
샌드위치나 햄버거, 그리고 롤을 말아서 햄과 치즈 야채 등등을 섞어서 먹기도 하였다.
각종 씨리얼도 비치되어 있고, 아이스크림도 있어서 그냥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었다.



 - Staff Restaurant: 스텝들은 그냥 적당히 먹으면 된다. ㅋㅋㅋㅋ  이곳은 참 아늑한 인터넷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점심은... 매일 매일 바뀌기는 하나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월/수/금 이었던가?
Cold food day 라고 해서 차가운 샌드위치나 그런 손쉬운 음식들이 아니.. 빵들이 나왔다.
다른 요일은 Hot food day 여서 그냥 파스타나 리조또, 소고기 등 뜨거운 음식들이 나왔다.

저녁은 매일 뜨거운 핫푸드가 있었다.
하지만 저녁은 매주 토요일 Sat. 바베큐 파티를 스텝 전용 바(Wobbly Bar)에서 했다.
바베큐 파티라고 해서 그렇게 거창할거는 없고 그냥 우리 직원들이 각 부서마다 돌아가면서
셀프로 소시지, 햄버그, 각종 고기를 직접 바베큐에 궈서 먹고 그러는 것이다.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가 어떤 날에는 맥주도 공짜로 나오기도 했다.

간식은 그냥 스텝 레스토랑이 비치되어 있는 것들을 먹으면 된다.
각종 주스, 아이스크림, 씨리얼, 빵 등이 있다.

먹는 것이 참 그리울 때면- 신라면을 먹고는 했다.

그리고.. 다 쓰고보니, 참 맛없다. 라는 느낌으로 쓴 것 같은데...;
그게 아니다. 맛있었다. ㅎㅎㅎㅎ 하지만, 머랄까 먼가 모자란 느낌은 지울 수 없어서....
글이 이렇게 써진 것 같다...ㅠㅠ;;;

※ 참고로...

이 먹는 이야기는- 스텝 식사에만 국한된 것 입니다.


손님 식사는 저도 먹어봤지만, 참 맛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스테이크가 제일 좋더군요. ㅎㅎㅎ
시푸드도 맛있기는 하나...한국처럼 비린내 제거를 하지 않아서.. 저는 그냥 보통이었습니다.ㅎㅎㅎ



쉐프중에 제라드 라는 쉐프 친구님께서 계신데-
제라드가 해주는 요리가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다. 참.. 머랄까 파스타나 리조또를 만들어도-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묻어나면서 맛도 진하면서도... 한마디로 진국이었다.

그리고 스텝 식당에서 매 끼니마다 음식이 나온다고 했다. 그것은 한두종류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뷔페형식으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게끔 나온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도 매번 만들어서 나온다.
음식종류는 때에 따라 둘에서 네종류 정도 나오는 것 같다.



 - Wobbly Bar: 스텝 전용바로 술도 한잔하고 바베큐 파티도 하던 곳.



 ** 통신 이야기

인터넷은 아까 보던 스텝 레스토랑에서 인터넷 PC 가 있기 때문에-
그 곳에서 느린~ 느린~ 바다거북도 아닌 -,.-;; 느린 속도로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 정도?
네이버 뉴스를 간간히 보는 정도로 만족하며 사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다른 무료 Wireless Internet 을. 즉, 무선랜을 사용 할 수 있는 또 다른 Staff Lounge 가 있다.
그곳에서는 각자 소유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무선으로 잡아서 사용 한다.



 - 우리들의 스타게이트. 우리들의 템플. 우리들의 블랙홀. Staff Lounge 이다. (위성인터넷 사용)


이곳에서는 각종 책들과 비디오, 디비디, XBox를 보고 할 수 있었다.
사실 X Box는 오지 친구 Andy 가 가져다 놓은 것인데 ㅋㅋㅋㅋ 그냥 같이 했다.
지금 Andy는 브라질에 여자친구가 있다며 남미로 향했다.
잠시 뉴욕에 들른 것 같던데... 머하려나... 물어봐야지.

스타게이트에서 우리는...
Skype 전화통화-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도 있다. 하지만 ㅋㅋㅋㅋ
만약 다른 사람이 인터넷 하고 있는데- 내가 가서 그곳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여- 인터넷 전화를 하면 ㅋㅋㅋ

다른 서양 친구가 인터넷 갑자기 느려진다고~  Shut the fuck up!!!
이라는 친근한 말을 다정하게 소리쳐 준다.

그 친구는 오른손 을 치켜세워주는 바디랭귀지까지 가미해주는 친절을 베풀지는 않았다.

핸드폰은 무조건 안된다. 그냥 안된다. 신호가 없다. -_-;;
텔스트라 된다고 거짓정보가 도는데 안된다.

전화는 선불제 텔스트라 공중전화를 사용하여-
호주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기도 하고, 한국 집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



 - 자주 사용하던 텔스트라 공중전화. 그때 쓰던 선불제 카드는 지금도 내 지갑속에 있다. (현, 해밀턴 아일랜드 거주중)


통신은... 그냥... 불편했다.
섬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명을 필요로 하는 나였다.

사실 이 통신 문제에 있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람 중 하나는 필자이다.

본인이 이 섬에 오면서 큰 꿈을 가지고 왔는데... 통신 속도로 좌절하고 말았다.
인터넷 속도를 말하는 것이다. 인터넷 속도로 인하여 개인적 프로젝트(프로그래밍)를 하려고 했지만,
중요한 해당 툴과 다른 레퍼런스들을 다운 받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ㅠ_ㅠ...

그래서 하염없이 우쿨렐레를 쳤다.

근데 개인 프로젝트는 그렇더라도 블로그에 사진 업로드 하는 것도 정말 힘들게 사진 1장~ 하루 1장~ 하고 그랬다.

정말 느리다....................... 거북이보다 느리다............;;



 - 헤론 섬 밤. 가로등의 빛을 쫓아 그들이 몰려온다.... 그들은 아기 바다거북.



 ** 동물 이야기

헤론 섬에서는 수많은 새들을 볼 수 있다.
아니... 난 수많은 새들과 함께 살았다. -_-........;

새똥도 맞았다.
머리, 어깨, 팔, 무릎, 팔 등... 여러 신체부위에- 10번은 안넘지만... 몇번 맞았다.
가장 기분이 더리했던 새똥 맞은 경험은... 뭐니 뭐니 해도~
샤워를 하고 집으로 가는 그 짧은 순간.. 몇분 되지도 않는데... 그때 머리에 딱! 그냥 정통으로~
원자폭탄 투하 당한 기분이 들게끔 내 머리에 응가해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으며... 더리했다.

그리고 밤에 돌아다니면-
후레쉬가 필수인데 가끔 안가지고 다니면...
길바닥에서 자고 있던 새를 툭~ 나도 모르게 건드리고 지나가기도 했다.
그럼 그 새는 '아..모야...;' 라는 것처럼 그냥 옆으로 잠시 옮겨서 자던 잠을 계속 청했다.

여기에서의 새들은 사람들을 절대 무서워 하지 않는다.
일단 헤론섬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섬이고 국립공원이라서 이곳에서는
나무도 자르지 못하고 새를 때리면 고소를 당해 법정에 서야 할 수 도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새중에서 비둘기는... 각종 음식 찌거기들과 동물의 사체 등을 가장 먼저 먹는 100m 달리기 1등선수와 같았다.
비둘기는 가장 먼저 와서 시글~ 시글~ 이러면서 후딱 자기 먹을 것을 입에 물고 도망간다.

개미도 좀 싫다.
침대 시트에 들어오는 개미들만 싫다. 그들이 들어오면 시트를 매일 매일 빨아야 한다. ㅠ_ㅠ...
그리고 개미들이 내가 잠을 청해 꿈나라 여행을 할때면, 그들이 나의 피부를 문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빨갛게 부어오른.. 나도 모르는 상처가 생긴다;;;

도마뱀은 그냥 귀엽다.

바다거북도 볼 수 있다.
스노쿨링을 하다가 함께 수영도 하며 인사도 주고 받기도 한다.
우린 친구니까.



 - 스노쿨링을 하고 있으면, 종종 와서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참 프렌들리한 친구들 :)


상어도 친구가 되었다.
역시나 스노쿨링이랑 수영을 하던 나에게 상어가 다가와 인사를 하고-
우린 친구가 되고 그렇게 잠시 수영을 함께하다 헤어진다.

아기 바다거북은 거대한 오션이 무서운가... 헤론섬의 육지로 올라온다.
육지로 올라온 아기 바다거북들을 보면 사람들이 밟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고...
씨글씨글 비둘기가 사냥해서 먹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헤론섬 육지에 올라온 바다거북을 보면...
직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아기 바다거북을 바닷가로 돌려보낸다.
비둘기가 사냥하면 안되지만...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아기 바다거북은 빛을 쫓아 육지의 가로등 밑이나 창고 안으로 들어와 잠을 청한다.
그래서 그 근처를 지날 때에 나는 항상 바닥을 보며 지나던 기억이 난다.



** 기타 이야기

아... 참고로 헬스를 할 수 있는 스텝 GYM 도 있고, 요가 매트도 있고, 또 머있더라... 화장실, 세탁기, 샤워실도 있답니다.

GYM 은 스텝 소셜 클럽 멤버쉽 가입 하면 공짜.
인터넷도 소셜클럽 가입해야 무료.
요가 매트도 마찬가지.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으로 쓰고, 매니저급은 개인화장실을 사용 할 수 있다.

세탁기는 드럼 세탁기도 있고 이것저것 있다.
그리고 세제는 무료로 제공해준다. ㅎㅎㅎㅎㅎ :)



 - 가장 왼쪽이 남자 화장실 입구. 하얀색 기계들은 세탁기, 드럼세탁기, 건조기 :)





* 헤론섬 생활 - 글 전체보기.

[AU] 헤론섬 생활 :: #1 첫발을 내딛다.
[AU] 헤론섬 생활 :: #2 첫날 그리고 적응과 환상.
[AU] 헤론섬 생활 :: #3 사는 이야기.

[AU] 헤론섬 생활 :: #4 바다에서 놀기.
[AU] 헤론섬 생활 :: #5 섬에서 놀기.
[AU] 헤론섬 생활 :: #6 사는 이야기 좀 더.

[AU] 헤론섬 생활 :: #7 외롭다. 친구들이 떠나간다...
[AU] 헤론섬 생활 :: #8 탈출을 감행하다.
[AU] 헤론섬 생활 :: #9 헤론섬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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